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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es of a Lighthouse II

From Mabinogi World 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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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ame Library
Tales of a Lighthouse I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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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
The story of a harbor lighthouse that was looking for a precious person.

Obtain From Fished up using Larry's Special Bait Feeder during the Larry's Swimming with the Fishes E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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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ability Untrad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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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대지기 이야기 中 -

A Story of a Lightkeeper Vol. 2


피르보르/만돌린


슬슬 날이 지고 있었다. 나는 다리 입구에 서서 문득 뒤를 돌아 아스콘의 등대를 바라보았다. 50년 전, 이쯤 그와 그의 여동생은 등대에서 해적에게 곤란을 겪었을 것이다. 오늘날 그 해적들은 늙어서 죽었을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든 이 순간에 해적들은 여기에 없다. 하지만 아스콘은 이곳에 있다. 지금 이 시각에. 나는 죽음과도 같은 50년을 보내고 제 보금자리를 찾아온 그를 보고 있다. 동시에 그의 과거를 안다.

아스콘은 오언 제독에게 구출되어서야 카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행방불명된 동생의 행적 중에 특이한 것은, 이멘 마하의 어느 부유한 중년 남자에게 시집을 갔다는 것이다. 아란즈의 행동을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스콘의 과거 집안 사정이 안 좋았다는 느낌은 대화 중에 없었다. 그도 동생의 결혼에 대해선 짤막하게 언급했을 뿐이다. 그뿐인 것이다. 그의 동생은 집안 사정이 어렵지도 않은데도 돈 많은 이멘 마하 중년에게 시집을 갔다.

아스콘은 얼마 전, 한 번 이멘 마하에 찾아간 적이 있으나 그의 동생과 매부(여동생의 남편)의 행적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50년이 지나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찾아왔는데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다면 무슨 기분이 들까? 미루어 짐작하건대 좋은 기분은 아닐 것이다.

하늘에서 하나둘 빗방울이 떨어졌다. 구름이 우중충하고 무거워 보였다. 이러다가 폭삭 내려앉는 게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다행히도 없었다. 다만 어디론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항구는 빗줄기에 물들어갔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기러기가 갈겨놓은 배설물의 흔적은 지워질 것이다. 그리고 생선 비린내가 항구 곳곳에 풍길 것이다. 비는 점점 더 거세졌다. 비린내가 벌써부터 세력을 떨치는 것 같았다. 나는 주점으로 들어갔다. 가게 주인일지도 모르는 까무잡잡한 여급이 바 안에 있었다. 안에 있던 손님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로 쏠렸다.


"어이쿠, 귀여운 어린 양이 오셨군."

"어이―. 예쁜아, 이리 와서 앉지 그래?"


저들끼리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맞대며 키득거리는 입에는 마른안주가 매달려 있었다. 선원의 지분거림은 나쁘지 않았다. 나는 새벽에 우는 수탉 울음소리 정도로 받아들였다. 혹은 개가 자신의 구역을 지키며 짖는다거나 하는 그런 정도로. 생각해보면 젊은 여자인 내가 주점에 혼자 들어가는 것은 흔한 광경이 아니다. 여급은 빨리 주문하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말했다.


"우유는 필요 없어요. 브랜디나 주세요."


여급은 고개를 끄덕였다. 태도가 나른해 보였다. 가게 주인 같았다. 그녀는 대충 서른 중반쯤으로 보였다. 그보다 더 많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보다는 많았다. 나는 그녀에게 묻고 싶은 게 있었다. 그녀는 내게 묻고 싶은 게 없을 듯하지만 말이다. 창밖을 보니 비가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손님의 주문을 받던 그녀는 갑자기 밖으로 나갔다. 나도 따라 나섰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포치 안으로 빗줄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할 말이 있는가 본데?" 그녀가 말했다.

"그렇죠."

"아가씨 혼자서 술집에 들어와서 나를 빤히 쳐다보면 그 정도는 당연히 알 수 있잖아. 너무 노골적이라고."


한 차례 강한 돌풍이 비를 포치 안으로 흩뿌렸다.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보곤 빌어먹을, 젠장 따위를 곱씹었다.


"아스콘 씨 아시죠?"

"물론. 그 양반이 아가씨 관심사였군."

"그의 동생 아란즈의 행방을 아십니까?"


그 청승맞은 양반의 여동생 이름이 아란즈였던가? 아, 그래 그렇군.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또 한 번의 돌풍이 포치 안을 강타했다. 나는 얘기를 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네가 그것을 왜 묻는지는 대충 짐작이 가는데. 충고를 해주자면 그 양반 여동생과는 관계되지 않는 게 좋아. 그리고 티르코네일을 뒤져봐. 내가 해줄 말은 이것뿐이야. 그런데 처음 보는 손님한테 내가 왜 이런 것까지 알려줘야 하지? 비가 와서 그런가 오늘따라 좀 센치하네. 비는 일상인데 말이지."


그녀는 등을 돌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가게 안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수탉 울음소리도 계속 들으면 정겹지 않고 말이다. 항구라서 그런지 이 정도로 비가 내림에도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다들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티르코네일은 그다지 멀지 않았다. 항구에서 던바튼으로 가는 골목 어귀를 따라 북서쪽으로 걸어 두갈드 아일을 가로지르면 나오는 마을이었다. 특징이라면 시드 스넷타 입구가 있고, 인구밀도가 낮다는 정도일까. 그저 그런 변방에 있는 마을인 것이다. 주점 여자의 정보가 확실한지는 아직 모른다. 아무것도 건질 게 없어 보이는 마을이었다.

내 머릿속에선 수많은 의문이 끊이질 않았다. 돈 많은 부부가 왜 행적을 감추었을까? 납치라도 당했을까? 그렇다면 그에 관한 소문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돈을 노린 협박으로? 글쎄. 아란즈의 남편이 가장이니 돈을 노렸다면 아란즈 남편으로 족하다.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해도 아란즈는 남아 있어야 한다. 인질로 아란즈가 잡혔다면 알게 모르게 소문이 났을 테고, 아란즈의 남편은 있어야 한다. 어찌 되었든 부자 내외가 한꺼번에 행적을 감춘다는 것은 흔한 케이스가 아니다. 또한, 이런 사건의 결과가 좋을 리는 없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돈 많은 내외가 행적을 감추었다. 왜?


"조용한 방으로."


나는 열쇠를 건네받자마자 바로 방으로 들어가서 얼마 없는 봇짐만 내려놓고 바로 나왔다. 아스콘은 여동생 내외의 소식을 알지 못했다. 그가 그랬다면, 나 역시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멘 마하에 갈 생각은 없다. 거기선 얻을 게 없어 보인다. 이멘 마하에 간다고 한들, 아란즈 내외와 긴밀히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라면 쓸만한 정보를 얻기 힘들 것이다. 아스콘은 노역소에 있어서 그들과 긴밀한 사이가 아니다. 나도 그렇다. 이럴 때는 일이 일어난 결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 결락감 같은 건 무시하자. 다시 되새겨보자. 부자 부부가 모습을 감추었다. 좋은 사연은 아니다. 심지어는 왕국 기밀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닌다면 나만 곤란해지는 것이다.


"참 마음에 드는 마을이더군요."


여관 주인은 주판에 고정했던 남색 눈을 내게 맞췄다. 좋은 인상이었다.


"그렇습니까? 어디에서 오셨나요?"

"켈라에서 조사를 도왔다가 잠시 머리나 식힐 겸 휴가를 온 거죠."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굳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이런 작은 마을에선 외지인에 대한 정보가 빠르게 돌기 때문이다. 시골에서는 다리 하나만 건너면 누구 집에 젓가락이 몇 개가 있는지 알 수 있다. 부부 내외가 위험한 일에 휘말렸을 수도 있으니, 내가 발품 팔아 그들을 캐고 다닐 때 나에 대한 정보를 최소한으로 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게다가 카브에서 어느 노인의 부탁으로 여동생의 행방을 캐려고 와봤습니다, 라고 말하기는 뭣하잖은가.


"켈라라, 저는 이리아 대륙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여관 주인이 상투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마을은 호젓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쪽으로 이사를 해볼까 고민 중입니다."

"다들 그런 말씀을 종종 하시지만 몇 십 년간 이쪽으로 이사 온 집은 하나도 없어요."

"그런가요?"


여관 주인이 내게 거짓말을 할 리는 없다. 그러니까 즉, 아란즈 내외가 마을 안으로 이사 온 적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주점 여자가 내게 굳이 거짓말을 할 리도 없었다.


"산속으로 들어갔을지도 모르잖아요?"

"손님은 센스가 있으시군요."

"내가 당신을 즐겁게 했나요?"

"아니요. 하지만 나쁘지는 않군요."


그는 가르마 탄 앞머리를 손으로 빗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앞머리가 부담스러웠다. 가르마 타지 않는 편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사실 산속에 은거(隱居)하는 사람은 몇 있죠. 하지만 주민들은 봐도 못 본 체해요. 그들은 우리에게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들을 찾으러 왔는지 모르지만, 가끔 마을을 캐고 다니는 외부인이 있긴 한데 말입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귀찮습니다. 뭐, 외부인이 누군가의 몽타주를 보여주며 대뜸 이 사람 아느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모른다고 하죠."

"그런가요? 그래도 생필품이 필요하니 마을로 내려올 텐데."

"제 생각도 그렇긴 합니다."


그는 더 말하기를 꺼리는 듯했다. 나는 이쯤에서 질문을 접기로 했다. 슬슬 그가 나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보려고 했다. 그에게 산책이나 하고 오겠다고 말하고 간단히 목례를 한 뒤 여관을 나왔다. 나는 무작정 걸었다. 종종 멈춰 서서 밤에 삼켜진 마을의 풍경을 멍하니 눈에 담았다. 호젓한 거리였다. 다들 일찍 귀가해서 길거리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마치 이방인인 나를 외면하는 듯했으나, 실제론 그냥 그들이 부지런한 것뿐이다. 집집이 창밖으로 새어 나오는 호박색 불빛들. 그곳엔 저마다 사연이 있을 것이다. 오늘 누군가가 죽었을지도 모르고, 누군가가 태어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알 수 없다. 나에게 한정된 것들만 알고 있다. 손끝을 벗어난 일들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티르코네일의 아침은 나쁘지 않았다. 수탉이 울었고, 할미새 따위가 지저귀었다. 공기는 신선했다. 하늘은 깨끗하고 주변은 녹음으로 가득 차서 싱그러운 풀 내음이 그득했다. 나는 일주일 정도 티르코네일에서 머물며 밖을 돌아다닐 참이었다. 주점 여자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일주일 정도 공을 들이면 뭔가를 알아내게 될 가능성이 있다.

밖을 돌아다닌다고 해서 별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주민들의 입을 열게 할 생각도 없다. 그네들은 야산에 숨어든 사람들 때문에 여러 곤란함을 겪었을 것이다. 산에 토끼처럼 숨어 살이 하는 빚쟁이를 찾고자 사채업자가 마을 여기저기를 들쑤신 적이 있다거나 해서. 여관 주인과 어제저녁 나눈 대화를 미루어 보면 이 정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내 직감은 아란즈 내외가 야산에 숨어 살고 있을 가능성을 논했다. 부자 부부가 산 중에 은거하는 상황은, 여름에 눈이 내리고 겨울에 봄꽃이 피었다는 정도로 어이가 없지만, 그들이 파산했고 숨어서 사는 중이라면 대강 들어맞는다. 물론 부자 내외가 파산했다면 서민의 안줏거리로 제격이므로 소문이 났을 테고 아스콘의 귀에 들어갔을 테지만.

나는 그렇게 일주일 동안 밖을 쏘다녔다. 아침에 일찍 나가서 늦은 저녁에 입실하는 내 행동이 여관 주인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그가 내게 무엇을 하고 다니느냐고 몇 번 물은 적이 있지만 그때마다 나는 답할 건덕지가 없었다. 그래서 종종 겸연쩍은 미소로 어물쩍 넘어갔다. 짐을 꾸리고 퇴실할 때도 미련을 못 버린 그는 내게 또 물었지만 나는 미소로 답했다.

솔직히 허탈했다. 일주일 동안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 단순한 동정심으로 이런 일에 관여하는 게 아니었다. 애초에 아스콘도 제 여동생에 대한 행방을 모르는데, 그 여동생과 아무런 접점도 없는 내가 허탕을 치는 건 당연했다. 이대로 카브로 돌아갈까 싶었다. 하지만 아스콘의 간절한 부탁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그는 50년 동안 도움에 굶주렸을 것이다. 그 갈증은 자유의 몸이 된 뒤에도 남아 있었다. 그는 죽을 때까지 그럴 것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마을을 배회했다. 마을은 평화로웠다. 어쩌다가 도착한 묘지에서, 나는 이름조차 없는 묘비 앞에 섰다. 묘비에는 '헌신적이고 위대한 어머니'라는 간결한 문장만 쓰여 있었다.

나는 이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모른다. 다만 누군가의 어머니였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역겨움을 느꼈다. 이따위 문장은 무덤 주인에게 너무한 것이다. 이름도 없는 묘비에 쓰인 단출한 문장에는 그녀가 무슨 색을 좋아했는지, 취미는 무엇이었는지,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는지, 남편은 있었는지, 고향은 어디인지 말해주지 않는다. 단지 헌신적이었고, 위대했을 뿐이다.


"저희 어머니를 아시나요?"


반사적으로 시선을 돌리자, 중년의 여성이 남루한 차림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여기저기 해진 옷은 어부의 작업복보다 더했다.


"이 무덤의 주인 말입니까?" 내가 말했다.

"네……. 이 분이 저희 어머니세요."

"아니요. 몰라요. 그럼."


나는 그녀에게 짧게 목례하고 돌아섰다. 자리를 벗어나려는 찰나 등 뒤에서 들려온 음성은 나를 붙잡기에 충분했다.


"아란즈, 당신이 좋아하는 히아신스를 가지고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