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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ies of the Full Moon

From Mabinogi World Wiki
Mabinogi World Wiki
In-Game Library
Memories of the Full Moo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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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
A story about what happened during the full moon.

Obtain From Fished up using Larry's Special Bait Feeder during the Larry's Swimming with the Fishes Event
Price {{{price}}}
Tradability Untrad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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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ed I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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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월 아래 기억 -

The Sword


젠카/만돌린




보름달이 유난히도 밝은 밤이었다. 새카만 밤하늘 속에 연회를 즐기듯 모여있는 수많은 별은 금방이라도 빗줄기처럼 땅으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 피비린내가 채 가시지 않은 전쟁터에도 부드럽게 뺨을 핥고 지나가는 바람은 불었고, 엘프의 눈동자처럼 아름다운 달빛은 비추어졌다. 이곳, 수많은 전사자의 마지막 숨결이 닿았던 콘누스 전선에서는 동료를 잃은 자들의 탄식이 눈처럼 쌓여 적막을 이루었다. 풀벌레들은 그 정적 속에 새겨진 어떤 무늬처럼 전사자들을 위로하듯 애처롭게 울어댔다.


"이놈들을 어떻게 처리하지?"


"어떡하긴. 엘프 놈들이야. 이 악질적인 놈들이, 죽은 우리 동료들에게 한 것처럼 똑같이 해줘야지."


한쪽 눈을 잃은 자이언트가 포박되어 무릎을 꿇고 있는 우리를 험상궂게 바라보며 대답했다. 나는 우리들의 모습이 굼벵이 같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발길질하면 땅을 기면서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나는 고개를 들어 자이언트의 얼굴을 자세히 봤다. 그의 남아있는 한쪽 눈은 우리를 향한 적개심과 복수심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우리의 죽음을 보기 전까지는 영원히 감길 것 같지 않은 눈이었다.


"흥, 기껏 해봐야 노예 놈들이야. 귀족 요정 놈들의 하인쯤 되겠지. 전선에서 벗어나기 위한 미끼. 빌어먹게도 엘프적인 방식이야. 퉷."


그는 침을 뱉고는 번뜩이는 도끼를 한 손으로 꽉 쥐며 말을 이었다.


"어차피 죽음보다 못한 하찮은 인생들. 내가 이 자리에서 끝내주지."


한쪽 눈을 잃은 자이언트는 그의 몸만큼 거대한 도끼를 한 손에 쥐고 매섭게 다가왔다. 신체 일부를 다루듯 능수능란한 움직임이었다. 최소한 저자에게 처형당하면, 고통 없이 단번에 갈 수 있겠군.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비참한 생각인지 알아차리게 되었다. 결국 노예로 태어나, 노예로 살다, 노예다운 죽음을 맞이하는구나. 고개를 돌려 함께 포박된 대여섯 명의 동료들을 향해 쓴웃음을 지어줬다. 그래도 동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지 않고 먼저 가겠구나. 나름대로 괜찮은 위로였다. 도끼를 들고 우리에게 서슴없이 다가오는 자이언트를 보며 다른 자이언트는 헛기침을 몇 번 했다. 아마도 꺼림칙한 모양이다. 하지만 확실히 말릴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이제 내 앞에 서 있는 자이언트의 팔이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다시 떨어지는 순간 나의 세상이 끝나는구나. 그리고 남아있는 자들의 세상에서 한 명의 몰가치한 노예가 사라지겠구나. 죽음 직전에 주마등이 스친다는 것은 꾸며내기 좋아하는 거짓말쟁이들의 헛소리가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아기였을 때 들었던 어머니의 자장가가 귓가에 맴도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어머니, 그녀의 목소리가 나를 편안하게 안아준다. 이제 친구들의 모습이 보이고, 나의 주인들이 모습이 보이고, 우리 노예병들에게 최전방으로 돌격하라 명령한 장군의 얼굴이 보인다. 어째서 마지막 순간에 저 작자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인지. 하지만 저 작자의 얼굴이, 지금은 한 번만이라도 더 보고 싶은 심정이다. 메모리얼 타워 속에 영원히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오랜 친구가 말했었다.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퇴적되어갈 뿐이라고. 계속해서 반복되는 이 주마등은 내 목이 땅으로 떨어지는 순간 영원으로 환치될테지. 결국 나는 나만의 메모리얼 타워 속에서 억겁의 세월을 살아갈 것이다. 말하자면 영원 속에 숨 쉬는 것이다. 내 앞에 서 있는 그림자가 도끼를 든 손을 들어 올리는 것이 보인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는다.


"어이, 밸라시 잠시만!"


"왜 그래, 동료들의 핏값을 받아내는 이 중요한 시기,.."


"저길 봐!"


밸라시의 짜증 섞인 말을 끊고 다른 자이언트가 다급하게 외쳤다. 순간 밸라시가 꿈틀하는 것이 지면을 타고 느껴졌다. 나는 귀를 쫑긋하고 세운 고양이처럼 재빨리 고개를 들어 밸라시를 바라봤다. 밸라시의 팔은 여전히 하늘을 향해 있었고, 그의 무섭던 한쪽 눈에는 당혹감이 어려있었다. 나는 뒤쪽의 다른 자이언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을 향해 고개를 틀어보았다. 꿇어앉은 채 묶여있는 동료들이 모두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만월을 등에 업고,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그림자가 있었다.


"네놈, 멈추거라! 누군데 엘프의 진영에서 걸어오는 거지?"


밸라시는 들고 있던 도끼를 그림자를 향해 겨누며 외쳤다. 대군을 호령하는 장군처럼 당당한 기세였다. 바위에 걸터앉아있던 다른 자이언트도 양손에 메이스를 하나씩 쥐고 일어났다. 하지만 그림자는 밸라시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왔다. 별다른 반응 없이 계속해서 걸어오기만 할 뿐이었다. 오히려 그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배짱도 좋군! 엘프 놈이라면 도망치기 바빠야 할 텐데 이곳으로 오다니."


밸라시는 기세 좋게 으르렁거린 다음, 도끼를 양손에 쥐고 그를 경계했다. 다른 자이언트도 어느새 밸라시 곁에서 전투자세를 잡고 있었다. 그림자는 두 자이언트가 금방이라도 자신에게 달려들 것 같은 기세로 무기를 잡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걸어오고 있다. 이윽고 그림자가 차츰차츰 커져 왔다. 새파란 달빛이 그를 아래부터 비추기 시작했다. 베일이 벗겨지듯 어둠의 장막이 라데카에 의해 완전히 걷어졌다. 어둠 속에 동화되어 잘 보이지 않는 검은색 코트 자락을 바람에 흩날리며 걸음을 멈춘 흑발의 사내. 조금 키가 작은 자이언트라 착각할 정도로 키가 큰 사람이었다. 이세계에서 온 듯한 기묘한 느낌을 풍기는 장신의 그는, 우리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엘프의 노예병들인가?"


"그렇다."


그의 신비로움에 아무도 대답을 못 할 것 같았지만, 맨 뒤쪽의 동료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밸라시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


"보수를 준다면 너희를 살려줄 수 있다."


사내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기 이전에 황당했다. 밸라시는 큰 소리를 내며 실소했고, 그의 옆에 있는 자이언트는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순간 동료들의 얼굴에 달빛처럼 떠오른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으하하하하,.. 재미있는 녀석이군. 이봐, 여기가 어디인 줄 알아? 자이언트 진영의 초소다. 최전방 초소를 지키는 우리 둘을 고작 인간 혼자서 상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게다가 우리가 조금이라도 큰 소리를 내면 사방에 깔린 자이언,.."


"하겠나?"


사내의 무게감 있는 목소리는 밸라시의 말을 효과적으로 끊었다. 밸라시보다도 한참 작은 목소리였지만, 그 무게는 밸라시의 그것을 압도했다. 순간 밸라시는 분을 참지 못하고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먹잇감을 향해 송곳니를 드러내고 달려드는 맹수 같은 모습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동료는 '당연하지!'라 절규하듯 외쳤고, 그 음성이 바람결에 닿기도 전에 사내가 유령처럼 움직였다. 그는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듯 발을 놀렸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사내는 찍어 내리는 밸라시의 도끼를 옆으로 피하고, 검집에서 뽑지도 않은 검의 손잡이 끝으로 밸라시의 후두부를 올려쳤다. '턱'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밸라시가 기절한 듯 허물어졌다. 그 커다란 덩치의 밸라시가 풀썩 주저앉듯 쓰러지는 모습은 위화감까지 자아냈다. 사내는 망설임 없이 그대로 다른 자이언트를 향해 쇄도했다.


"이익!"


다른 자이언트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사내를 보고 곧장 두 개의 메이스를 교차시켜 방어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사내는 검을 뽑아들지도, 속력을 줄이지도 않았다. 그는 껑충한 키를 이용해 보폭을 넓게 하여 달리고 있었다. 유연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영양 같은 움직임이었다. 자이언트를 지나치나 싶더니 교차시킨 메이스 사이로 오른손을 집어넣어 자이언트의 목을 잡았다. 사내는 그와 거의 동시에 발로 자이언트의 하반신을 찼다. 자이언트는 공중에 붕 뜨나 싶더니, 사내의 손길에 이끌려 머리부터 땅에 곤두박질쳤다.


"으으윽!"


이번에는 거칠게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자이언트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자이언트를 기절시키기엔 부족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자신보다 훨씬 큰 덩치의 자이언트를 공중에 붕 띄워 땅으로 인도하는 그 모습은 장관이었다.


"움직이지 마."


사내의 매서운 목소리가 자이언트를 압박하듯 낮게 울려 퍼졌다. 사내는 자이언트의 목에서 손을 떼지 않고, 그대로 한쪽 무릎을 꿇어 그의 상체를 압박했다. 사내에게 목을 잡힌 자이언트는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할 수 없었다.


"너희 자이언트는 자존심 세고 긍지 높은 종족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포로를 죽이는 저질스런 행동을 하는 거지?"


주변은 고요해졌고, 자이언트의 가쁜 숨소리만 들려왔다. 잠시 후 경멸 섞인 자이언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엘프 놈에게 그런 말을 듣다니. 네놈들이 한 더러운 짓에 대한 복수다. 네놈들의 짓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자이언트는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난 듯했다. 아마도 분노가 그 원인이었겠지. 자이언트는 사내에게 당당하게 고함쳤다. 사내는 자이언트의 노성을 듣고, 잠시 후에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엘프들의 공동체는 갓 건국된 신생국가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었지. 그런 불안한 국가를 향해 검을 겨눈 무자비한 국가들이, 국민들을 살기 위해 어떠한 일이라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로 만든 가장 큰 원인이라는 생각 안 해봤나?"


사내의 목소리에 높낮이는 없었지만 분명 노여움이 어려있었다.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더군다나 저들은 노예들이다. 자신들의 국가이자 집 그 자체인 엘프들에게 죽음을 강요당한 자들이지. 저런 자들이 '살기 위해 어떠한 일이라도 하는' 특권을 누릴 만큼 삶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는 자들로 보이나?"


사내의 목소리는 귓가가 아닌 가슴에서 울렸다. 그는 우리들의 입장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자이언트는 벙어리가 된 듯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사내는 자이언트의 목에서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저들을 풀어줘라. 어차피 엘프들의 부락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자들이다. 너희의 적이 될 가능성은 없다. 내가 너희의 목숨에 자비를 베풀듯 저들에게 자비를 베풀어라."


사내는 그렇게 말하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상체를 일으킨 자이언트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사내의 뒷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내는 들고 있던 시미터를 검집에서 조금 뽑아 우리를 포박하고 있던 밧줄을 하나씩 끊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수를 지불하겠다고 외쳤던 동료의 밧줄을 끊으며 말했다.


"이제 대가를 받을 차례군."


동료는 그의 말에 거의 반사적으로 입을 열었다.


"뭐,.. 뭐든지 드릴 수 있는 건 다 드리겠습니다."


"당신, 내 예상대로 하혈종의 엘프 노예인가?"


"예."


사내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어차피 노예에게 재물이 있을 리는 만무하고, 부탁 하나만 들어줬으면 좋겠군."


"말씀만 하십시오!"


"'루딘 아슬란'. 내 이름이다. 잘 듣고 기억해둬라."


동료들은 사내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했다.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어째서 갑작스레 이름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그의 의도를 짐작키가 힘들었을 것이다.


"이곳 전선에서 이탈한 다음, 최대한 멀고 조용한 마을로 도망쳐라. 어차피 엘프 쪽에서는 너희들을 이미 전사자로 처리했겠지. 너희는 이제 유령이다. 열심히 살아남은 다음, 나중에 루딘 아슬란이라는 이름을 다시 듣게 될 때에 내게 찾아와라. 그리고 내 힘이 되어줬으면 한다."


그는 가볍게 말하곤, 따라오라는 듯 손짓하며 우리를 이끌었다. 기절한 자이언트 한 명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는 자이언트를 남겨두고 우리는 그의 뒤를 따랐다. 마치 보름달을 쫓아가는 기분으로.